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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ay 18, 2014 3:01:2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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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소와 다를 것 없이 늘 그맘때 일어나서
밥 달라며 분주히 돌아다니던 녀석이었는데
그날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어.

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
그래도 다 먹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아.
이튿날에도 그맘때 일어난 녀석은
다를 게 없이 밥을 달라며 보챘으니까.

녀석에게 밥을 주고 한참 웅크리고 앉아서
바라보는데 어제처럼 밥을 제대로 씹지 못하고
이빨이라도 아픈 것인지 힘겹게 먹었어.

다시 하루가 지나고 그맘때가 되었을 때
밥 달라며 보채던 녀석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
웅크리고 있을 뿐 끝내 일어나지 않았어.
자고 나면 나아질까 싶어서 지켜본 것인데…

손안의 녀석은 가쁜 숨을 내쉬고 있을 뿐
평소처럼 내 손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어.

녀석의 모습에 안절부절못하며 병원을 알아보며
나가려던 내 시선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
텅 빈 지갑이 보였어.



사람의 약이 녀석에게 맞지는 않겠지만
뭐라도 해보려고 해열제며 진통제를 사료와 함께
곱게 갉아서 따뜻한 물에 풀어서 먹여보려고
주사기에 담아서 갔었는데…

녀석은 이미 차가워져서 온기마저 느낄 수 없었어.
눈도 감지 못하고 그렇게…

얼마나 아팠을까…
쓰다듬고 쓰다듬어도 털을 세우지 않고
더는 손길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리지 않는 녀석을
움켜쥐고 멍하니 있었어.

오래도록…
그렇게 터질 것만 같은 감정을 억누르며…

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았더라면 덜 미안했을까?
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음에 자책하면서도
녀석이 아니었다면…이런 생각에 무서워졌어.
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하고 이러고 있을 것 같아서…

내가 무엇을 그리 잘못한 것인지
누군가에게 되묻는 내가 참 싫어지는 하루였어.

난 그저 약속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을 뿐인데
다른 누군가를 믿는 것 이젠 그만두고 싶어졌으니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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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혼자 있긴 너무너무 싫은 날'

'울 것처럼 하늘도 찌푸린 날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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